전자의 흐름과 호흡

물질을 구성하는 소립자는 쿼크와 경입자(lepton)로 구분됩니다. 경입자에는 전자, 중성미자(neutrino), 타우(tau) 입자가 있습니다. 중성미자에는 전자 중성미자, 뮤온 중성미자, 타우 중성미자의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모든 중성미자는 전하량이 0 입니다. 전자 중성미자는 전자보다 질량이 작습니다 그래서 전하를 갖는 질량이 가장 작은 소립자는 바로 전자입니다. 전하는 소립자 고유의 물리량입니다.

 

 

전자의 운동

우주의 모든 소립자는 전하량, 질량, 스핀의 세가지 속성으로 구별됩니다. 스핀은 양자적 각운동량입니다. 전자를 비롯한 모든 전하를 갖는 입자가 가속운동을 하면 광자를 방출합니다. 가속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등속운동은 에너지가 필요 없지만 운동의 방향을 바꾸는 순간에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등속운동하는 입자가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방출하면 운동 방향이 바뀝니다.

 

전자가 운동 방향을 바꾸면 그 순간마다 광자라는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방출되는 광자의 에너지는 방향이 바뀌는 정도에 비례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진동수의 광자가 방출됩니다. 전자의 운동 방향 혹은 운동 속도가 매 순간 바뀌는 가속운동을 하게 되면 다양한 주파수로 진동하는 전자기파를 방출합니다. 즉 가속운동하는 전자는 전파를 방출합니다 . 방송국의 알루미늄 금속 막대 속으로 교류 전류가 흘러가면 방송파가 생성되어 공기중으로 전파됩니다. 교류 전류는 속도가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전자의 흐름입니다.

 

전자의 생명현상

금속 도체 속에서 가속되는 전자는 전파를 생성하고,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막에서 단백질 사이를 이동하는 자유전자는 생체 에너지인 ATP((Adenosine triphosphate)를 생성합니다.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삽입된 호흡효소를 통한 전자의 흐름이 생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이 바로 호흡입니다.

 

금속에서 전자의 가속운동이 전파를 생성하고 , 반도체 결정 속 전자의 제어된 이동에서 인공지능이 출현하고, 세포막과 세포질 속의 단백질을 통해 제어된 전자의 움직임이 생명 현상을 만듭니다. 진공 속에서 전자의 이동은 매우 느려 전자와 분자들의 상호작용 속도가 느립니다. 생명현상이 일어나려면 분자들 사이에서 빠른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합니다. 세포라는 좁은 영역 속에서 10만 종류 이상의 분자가 서로 접근하면서 전자를 주고받는 현상이 생화학 작용입니다.

 

물의 극성작용

생명 현상에서 물이 필수적인 이유는 물이 극성 용매이기 때문입니다. 극성 분자인 물은 물속에서 다양한 물질을 녹이며 다양한 분자들에 작용합니다. 물은 분자들에서 전자를 분리하거나 결합하는데, 그 과정에서 세포 내에 많은 이온들이 생깁니다. 그래서 세포 속의 분자들은 물의 극성 작용으로 인해 전자가 많거나 부족한 이온 상태가 되어 전자기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세포 속의 분자들은 주로 탄소 원자가 3개에서 20개 정도 사슬처럼 연결되며, 각각의 탄소에 산소와 질소, 탄소 원자가 공유결합한 형태입니다. 탄소와 산소,탄소와 질소 사이 공유결합의 전자들이 이동하는 현상이 생화학의 핵심입니다.

 

생명현상은 전자의 제어된 이동현상이다

기체 상태에서 전자의 이동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상과 구름사이에 고전압이 생성되면 번개를 통해 대규모로 전자가 이동합니다. 생체 분자에서 전자는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내막에서 삽입된 호흡효소 단백질 사이로 이동하는데, 이때 전자를 실어나르는 퀴논(quinone), 유비퀴논(ubiquinone), 시토크롬(cytochrome)이라는 특별한 분자들이 존재합니다. 번개나 마찰에서 발생하는 전자의 이동은 전압이 높기 때문에 제어되지 않고 폭발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러나 세포 속 전자는 작은 분자나 고분자인 단백질에 의해 적절한 속도로 순차적으로 제어되어 이동합니다.

 

생명 현상은 제어된 전자의 흐름입니다. 어떤 분자가 전자를 획득하면 환원되었다고 하고, 전자를 잃어버리면 산화되었다고 합니다. 세포가 하는 호흡은 액체 속 제어된 전자의 흐름이고 , 세포 속 액체 상태에서는 주로 지질, 탄수화물, 단백질 분자를 통해 전자의 이동이 일어납니다. 전파는 금속을 통해 가속된 전자가 방출하는 광자의 다발입니다. 반도체 소자와 전파 그리고 생명 현상은 전자의 제어된 이동 현상입니다.

 

번개와 정전기 방전같이 제어되지 않은 전자 이동과 달리 세포 안에서 전자는 작은 생체 분자나 고분자인 단백질에 제어되어 순차적으로 적절한 속도로 이동하게 됩니다. 포도당과 아미노산은 대략 100개 정도의 원자가 결합된 분자이고, 단백질은 수천에서 수만 개의 원자가 결합한 고분자입니다.

 

세포가 하는 호흡은 액체 속에 제어된 전자의 흐름이고, 전파는 방송국 송전탑의 금속을 통해 가속된 전자가 방출하는 광자의 다발입니다. 광자가 바로 전파의 본질입니다. 전파와 생명은 전자이 이동이 만드는 많은 현상 중 하나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보손과 우주를 구성하는 4가지 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